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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AX 전략과제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아이디어를 고르는 것과 실행할 과제를 결정하는 것은 다릅니다. Impact × Feasibility 매트릭스가 놓치는 전략 정합성, 가치 경로, 실행 조건의 분해, 근거, 책임자, 90일 검증까지 좋은 AX 전략과제가 갖춰야 할 정보를 정리합니다.

2026.09.17 · 20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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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AX 전략과제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아이디어를 고르는 것과 실행할 과제를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한 부품 제조기업의 회의실 벽에 27개의 AX 아이디어가 붙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글에서는 이 회사를 A사라고 부르겠다. 컨설팅 현장에서 여러 번 만난 장면을 하나로 각색한 가상의 회사이고, 앞 글에서 견적 승인 권한 사례로 잠깐 등장한 회사다.

영업 견적 자동화 에이전트, 고객 문의 자동응답, 수요 예측, 공급망 계획과 생산 계획의 연동, 고객 이탈 예측, 보고서 자동화, 계약서 검토, 광고 성과 분석, 채용 지원, 개발 코파일럿, 사내 HR 챗봇까지.

각 부서가 보기에는 자기 과제가 중요하다.

기술팀은 구현 가능성을 설명하고, 사업부는 기대 효과를 강조한다. 어떤 과제는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어떤 과제는 어렵지만 성공하면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 경영진에게 질문한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여기서 AX 전략의 가장 어려운 단계가 시작된다.

아이디어를 만드는 일은 가능성을 넓히는 일이다.

전략과제를 결정하는 일은 반대로 가능성을 줄이는 일이다.

27개 가운데 3개를 선택한다면 나머지 24개에는 적어도 지금은 자원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AX 전략과제는 단순히 점수가 높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우리 회사가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와 연결되고, 기대하는 변화가 명확하며, 실행 조건과 다음 행동까지 합의된 과제여야 한다.

이 글은 그 결정에 관한 이야기다. 앞의 두 글에서 선택이 병목이 되었다는 것과, 선택 전에 변화를 정의해야 한다는 것을 다뤘다. 이 글은 A사의 27개 후보가 3개로 좁혀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무엇에 자원을 넣을지 정하는 기준을 다룬다.

먼저 전체 지도를 보자. 기준은 네 가지이고, 선정 뒤에는 다섯 가지 결정과 90일 검증이 붙는다. 글이 길어도 지금 어디쯤인지는 이 그림 하나로 확인할 수 있다.

27개가 3개가 되기까지 – A사의 27개 아이디어는 첫 번째 기준인 전략 정합성으로 9개 후보가 되고, 가치 경로, 실행 가능성의 세 질문, 근거라는 나머지 세 기준을 거쳐 3개 우선 과제가 된다. 선정된 과제에는 다섯 가지 결정과 90일 검증이 붙고, 나머지 24개 후보와 연기된 과제는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남는다

가장 익숙한 방법은 효과 × 실행 가능성이다

과제 우선순위를 논의할 때 자주 등장하는 방법이 있다.

세로축에 사업 효과(Business Impact), 가로축에 실행 가능성(Feasibility)을 놓고 후보를 배치하는 2×2 매트릭스다. 효과가 크고 실행 가능성이 높은 오른쪽 위 칸의 과제를 먼저 선택한다.

간단하고 직관적이며, 후보가 많을 때 대화를 시작하기에 좋다.

문제는 두 개의 축에 너무 많은 판단이 압축된다는 것이다.

A사의 워크숍에서 네 개의 과제가 모두 높은 효과와 중간 수준의 실행 가능성으로 평가됐다.

고객 이탈 예측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핵심 데이터인 대리점 주문 이력이 사내에 없었다.

계약서 검토 자동화는 시스템 구축이 쉽지만 연간 계약 건수가 적어 사업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수요 예측은 잠재적 효과가 크지만 주문 패턴이 불규칙한 품목에서 모델이 얼마나 맞을지 아무도 몰랐다.

사내 HR 챗봇은 필요한 데이터와 현업 책임자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지만 회사의 올해 핵심 전략과는 거리가 있었다.

같은 칸에 놓인 네 과제 – 효과와 실행 가능성 매트릭스에서 네 과제가 모두 높은 효과와 중간 실행 가능성으로 같은 위치에 찍히지만, 하나는 사내에 없는 데이터가, 하나는 작은 업무량이, 하나는 기술 불확실성이, 하나는 전략과의 거리가 실제 쟁점이어서 경영진이 내려야 할 결정은 전혀 다르다

2×2 매트릭스에서는 네 과제가 비슷한 위치에 놓이지만, 경영진이 내려야 할 결정은 전혀 다르다.

실행 가능성이라는 하나의 단어 안에 기술, 데이터, 권한, 프로세스, 조직 변화와 사용자 정착이 모두 섞여 있기 때문이다.

효과 역시 마찬가지다. 시간이 절약되는 것과 실제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다르다. 처리량이 늘어나는 것과 매출이 증가하는 것도 다르다. 경영진이 중요하게 보는 핵심 전략과 연결되는 가치와 현업이 편리해지는 가치 역시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 × 실행 가능성은 좋은 시작점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투자 결정을 끝내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한 묶음으로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ent)에서도 같은 이유로 단일 지표만 보지 않는다. PMI(Project Management Institute)의 포트폴리오 관리 표준은 전략 정합성을 출발점으로 두고, 역량과 여력 분석(Capability and Capacity Analysis), 정량 분석과 정성 분석을 함께 쓰도록 안내한다.


첫 번째 기준은 '좋은 과제인가'가 아니라 '우리 전략에 중요한가'다

어떤 프로젝트는 좋은 프로젝트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회사가 해야 할 프로젝트인 것은 아니다.

A사가 올해 가장 중요한 경영 목표로 정한 것은 납기 준수율 개선과 재고 회전율 향상이었다. 주요 고객사가 납기 지연을 이유로 물량 일부를 경쟁사로 옮긴 직후였다.

이 회사의 HR 챗봇 아이디어는 완성도가 높았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쉽고, 직원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공급망 계획과 생산 계획 사이의 의사결정 지연을 개선하는 과제가 같은 목록에 있었다. 영업, 생산, 구매 세 부서가 동시에 계획 방식을 바꿔야 하는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과제지만, 납기 준수율이라는 올해 목표와 직접 연결된다.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이 과제가 좋은가?'가 아니라 '이 과제가 현재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문제를 해결하는가?'

전략 정합성(Strategic Alignment) — 어떤 과제가 조직이 정한 전략 목표에 실제로 기여하는지를 뜻한다. 좋은 과제인지가 아니라, 우리가 가려는 방향에 놓인 과제인지를 묻는 기준이다.

AX에서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 목표에서 전략 이슈로, 전략 이슈에서 기회 영역으로, 기회 영역에서 AX 과제로 내려와야 한다.

사업 목표에서 AX 과제로 내려오는 순서 – 사업 목표에서 전략 이슈, 기회 영역, AX 과제로 이어지는 흐름 위에서 전략과 연결되지 않은 후보는 첫 단계에서 걸러지고, 완성도가 높아도 전략과 거리가 있는 HR 챗봇보다 어렵지만 올해 목표와 직결되는 공급망·생산 계획 의사결정 지연 개선이 앞에 놓인다

그래야 AX 과제가 독립적인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략을 실행하는 수단이 된다.

A사는 이 필터로 27개 후보를 9개로 줄였다. HR 챗봇, 광고 성과 분석, 채용 지원은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었지만 올해 목표와 연결되지 않아 목록에서 내려왔다.

이 필터가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주 빠진다. AWS 의뢰로 스트랜드 파트너스(Strand Partners)가 2026년 국내 비즈니스 리더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조직의 67%가 AI 도입을 최우선 또는 높은 전략적 우선순위로 꼽았지만 공식 AI 전략을 보유한 기업은 27%였다. 의지는 있는데 그 의지를 판단 기준으로 바꾼 조직은 적다는 뜻이다. 벤더가 의뢰한 조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컨설팅 현장에서 보는 풍경과 다르지 않다.


두 번째 기준은 '효과가 클 것 같다'를 사업 가치로 번역하는 것이다

전략과 연결됐다고 바로 우선 과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과제가 성공했을 때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같은 표현은 방향은 맞지만 투자 판단에는 충분하지 않다.

A사의 9개 후보 가운데 보고서 자동화는 월 100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됐다. 그런데 그 100시간이 무엇이 되는지는 그다음 연결에 달려 있다.

단순히 다른 업무로 흡수된다면 여력(Capacity)이 확보된 것이다. 여력은 가치의 재료이지만, 무엇에 쓰는지 정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외주비가 줄어든다면 비용 절감(Cost Reduction)이다. 손익계산서에 바로 나타난다.

영업 담당자가 확보된 시간으로 더 많은 고객을 상대해 계약이 증가한다면 매출 효과(Revenue Effect)로 연결될 수 있다. 가장 크지만 가장 불확실하다.

같은 100시간이라도 의미가 다르다. 그래서 전략과제에는 최소한 세 단계의 연결이 있어야 한다. 목표 변화(Target Change)가 어떤 운영 지표(Operational Metric)를 움직이고, 그 지표가 어떤 사업 결과(Business Outcome)로 이어지는가.

A사에서 이 연결이 가장 선명했던 후보는 목록에 '영업 견적 자동화 에이전트'로 적혀 있던 과제였다. 들여다보니 필요한 것은 에이전트가 아니라 견적서 업무 흐름 재설계였다. 견적이 늦으면 납기 약속도 늦어지고, 늦은 약속은 지키기 어렵다. 견적 소요 시간이 5일에서 2일로 줄면 같은 기간에 대응할 수 있는 영업 기회가 늘고, 납기 약속을 여유 있게 잡을 수 있어 수주와 납기 준수율 양쪽에 닿는다.

가치 경로 – 같은 월 100시간 절감이 여력 확보, 비용 절감, 매출 효과 가운데 무엇이 되는지는 그다음 연결에 달려 있으며, 견적서 업무 흐름 재설계가 견적 소요 시간을 5일에서 2일로 줄이고 대응 가능한 영업 기회를 늘려 수주 기회 확대로 이어지는 것처럼 목표 변화에서 운영 지표, 사업 결과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가치 경로(Value Path) — 이 글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다. 과제가 만드는 변화가 어떤 지표를 거쳐 어떤 재무 성과나 사업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단계별로 적은 연결선을 뜻한다. 이 선이 끊어져 있으면 '좋아질 것 같다'는 말을 검증할 수 없다.

이 가치 경로가 명확하지 않으면 '좋아질 것 같다'와 '투자할 가치가 있다'를 구분하기 어렵다.

BCG가 2026년 7월 발표한 매출 5억 달러 이상 기업 CEO 152명 조사에서도 이런 간극이 나타났다. 응답 CEO의 약 90%가 적어도 특정 영역에서는 AI로 비용이나 매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답했지만, 모든 AI 과제에 대해 손익(P&L) 영향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다고 답한 CEO는 14%였다. 같은 조사에서 고성과 기업(AI로 비용을 10% 이상 줄였거나 매출을 5% 이상 늘렸다고 답한 기업)은 모든 과제에 손익 항목의 영향을 정의할 가능성이 저성과 기업(비용 절감 5% 미만이거나 매출 증가 2% 미만)보다 약 5배 높았다.

국내 조사는 더 구체적인 장면을 보여 준다. 앞서 언급한 스트랜드 파트너스 조사에서 AI 성과를 도입률이나 처리된 질의 수 같은 활동 지표로 주로 추적한다는 응답은 48%였고, 매출 영향과 비용 절감 같은 사업 성과 지표로 추적한다는 응답은 26%였다. 가치 경로의 앞쪽 절반만 재고 있는 조직이 뒤쪽 절반을 재는 조직의 두 배에 가깝다.

이 조사들은 자기 보고에 기반하고, BCG 조사는 표본이 152명으로 크지 않으며 대기업 CEO에 한정된다. 손익 영향을 정의한 기업이 성과를 낸 것인지, 성과를 낸 기업이 뒤늦게 정의를 갖춘 것인지는 설문만으로 가릴 수 없다.

그래도 좋은 AX 과제에는 'AI를 도입한다'보다 먼저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가 들어 있어야 한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세 번째 기준은 실행 가능성을 하나의 점수로 보지 않는 것이다

A사의 워크숍에서 수요 예측, 견적서 업무 흐름 재설계, 고객 이탈 예측은 모두 '실행 가능성 3점'을 받았다. 같은 점수인데, 세 과제를 아는 사람은 누구도 세 과제가 같은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3점이 기술이 3점이라는 뜻인지, 데이터가 3점이라는 뜻인지, 현업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3점이라는 뜻인지 점수만으로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빠른 성과 과제(Quick-win)를 직접 수행해 성과를 만들어 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실행 가능성은 세 가지 질문으로 나누어 봐야 한다. 만들 수 있는가, 우리 힘만으로 되는가, 만들면 쓰는가.

만들 수 있는가 — 구현 가능성(Realization)

가장 직관적인 질문이다. 흔히 말하는 '실행 가능성'이 대개 이 뜻이다. 원하는 업무 흐름이나 해법을 실제 요구 수준으로 작동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본다. AI 결과물의 품질, 규칙의 명확성, 예외 처리, 사람과 AI 사이의 인계(Human-AI Handoff) 설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인계(Human-AI Handoff) — AI가 처리한 결과를 어느 지점에서 사람에게 넘기고, 사람의 결정을 어느 지점에서 다시 AI에 돌려주는지를 정한 설계다. 이 지점이 흐리면 아무도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구간이 생긴다.

이 인계 지점을 찾아내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장 전문가뿐이다. 기획 업무만 10년을 한 사람이 고객 접점에서 벌어지는 일을 상세히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질문은 한 사람이 책상에서 답할 수 없고, 그 일을 아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야 답이 나온다.

A사에서는 수요 예측이 여기에 걸렸다. 데이터는 ERP에 쌓여 있었고 생산 부서의 의지도 높았다. 모르는 것은 하나, 예측이 쓸 만한 정확도로 나오는가였다. 필요한 것은 작은 범위에서 기술이 작동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개념 검증(PoC)이었다.

개념 검증(PoC, Proof of Concept) — 본격 구축 전에 핵심 아이디어가 기술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작은 범위에서 확인하는 실험이다. 완성품이 아니라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만 얻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 힘만으로 되는가 — 의존성(Dependency)

과제가 작동하려면 함께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준비될 수 있는지를 본다. 데이터, API, 시스템 권한, 보안 승인, 다른 부서의 프로세스다. 과제 팀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조건들이다.

의존성은 가장 늦게 드러난다. 과제를 제안한 사람은 자기 부서 안의 조건만 안다. 그 데이터가 누구 것인지, 보안 승인에 몇 주가 걸리는지, 옆 부서가 프로세스를 바꿔 줄 여유가 있는지는 그 조건을 쥔 사람이 말해 줘야 안다. 경험상 빠른 성과 과제가 늦어지는 이유는 기술보다 여기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일정이 남의 손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A사의 고객 이탈 예측이 그랬다. 기술은 검증됐고 영업 본부의 의지도 높았지만, 핵심 데이터인 대리점 주문 이력이 A사 시스템이 아니라 대리점 각자의 장부에 있었다. 필요한 것은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와 보안 의존성의 해결이었다.

만들면 쓰는가 — 정착 가능성(Adoption)

기술적으로 만들어졌을 때 사람들이 실제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것인지를 본다. 현업 책임자, KPI, 책임 구조, 승인 방식, 기존 업무 흐름의 폐기 여부가 영향을 준다.

이 질문에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사람이 한 명도 없는 100% 자동화가 아닌 이상, 중간중간의 판단과 실행은 결국 사람이 움직여야 이루어진다. 변화가 추진력을 계속 받으려면 그 사람들이 왜 움직이고 왜 움직이지 않는지를 알아야 한다.

A사의 견적서 업무 흐름 재설계는 기술도 데이터도 준비돼 있었다. 불확실한 것은 영업 담당자들이 새 도구를 실제로 쓸지였다. 이전에 도입한 견적 시스템이 엑셀에 밀려 방치된 전력이 있었다. 필요한 것은 업무 흐름, KPI, 책임 구조의 검증이었다.

실행 가능성을 세 축으로 나누면 다음 행동이 보인다 – 구현 가능성, 의존성, 정착 가능성으로 나누어 보면 같은 실행 가능성 중간 점수라도 수요 예측은 개념 검증이, 고객 이탈 예측은 데이터와 보안 의존성 해결이, 견적서 업무 흐름 재설계는 업무 흐름과 KPI와 책임 구조 검증이 다음 행동으로 달라진다

같은 '3점'이었지만 다음 행동은 개념 검증, 의존성 해결, 정착 검증으로 전혀 달랐다. 세 과제를 모두 '실행 가능성 3점'으로 적어 두면 이 차이가 사라진다.

그리고 세 질문에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것도 한 사람이 답할 수 없다. 만들 수 있는지는 현장 전문가가, 우리 힘만으로 되는지는 그 조건을 쥔 부서가, 만들면 쓰는지는 실제로 그 일을 할 사람이 안다.

중요한 것은 점수 자체보다 무엇이 아직 불확실한지를 아는 것이다.


네 번째 기준은 확신이 아니라 근거다. 그래서 선정 뒤에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

전략과제 초기에는 완벽한 정보가 있을 수 없다. 새로운 업무 흐름이 실제로 작동할지, 사용자가 받아들일지, 예상한 가치가 발생할지를 모두 알고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불확실한 과제는 모두 후순위로 보내야 할까.

그렇게 하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실행 가능성이 이미 높은 과제만 고르면 쉽게 구현할 수 있지만 변화의 크기는 작은 과제만 남는다. A사에서는 수요 예측이 정확히 이 위험에 놓여 있었다. 효과는 가장 컸지만 가장 불확실했다.

그래서 '성공할 것 같은가?'보다 더 실용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이 과제를 믿는 근거는 무엇이며, 아직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

가정(Assumption)을 적고, 그 가정을 뒷받침하는 근거(Evidence)를 모으고, 근거가 부족한 가정을 검증(Validation)하고, 결과에 따라 결정을 갱신한다.

그 과정에서 세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인터뷰에서 들은 의견과 실제 데이터를 구분한다. 유사 사례가 있다는 것과 우리 회사에서 검증됐다는 것을 구분한다. 시연용 모형(Mock)이 작동했다는 것과 실제 운영 환경(Production)에서 운영 가능하다는 것을 구분한다. 실제 데이터와 시스템을 연결하지 않은 모형이 잘 돌아갔다는 것은 아이디어가 이해됐다는 뜻일 뿐, 실제 사용자와 권한과 장애가 있는 곳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가정에서 갱신된 결정까지 – 가정을 적고 근거를 모아 검증하고 결정을 갱신하는 순환 위에서, 의견과 데이터, 유사 사례와 우리 회사의 검증, 시연용 모형과 실제 운영 환경을 구분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우선순위 결정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이 아니다. 어떤 가정을 지금 믿을 수 있고, 어떤 가정을 다음에 검증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일에 가까워진다.

A사의 워크숍도 여기서 끝날 수 있었다.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선정하면 회의는 끝난다. 남는 것은 높은 점수를 받은 과제 목록과 사진 찍은 포스트잇이다.

그런데 다음 주 월요일, 생산 기획 팀장이 물었다. 예산은 얼마인가. 어느 품목부터 하는가. 성공 여부는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다음 경영진 보고는 언제인가. 선정된 과제에 이 질문의 답이 없으면 실행은 시작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략과제 선정 뒤에는 실행 약속 설계(Commitment Design)가 필요하다.

실행 약속 설계(Commitment Design) — 이 글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다. 선정된 과제에 대해 누가, 얼마의 자원으로, 어느 범위까지, 언제까지,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일지를 정하는 일을 뜻한다. 전체 구축 승인이 아니라 다음 한 걸음의 크기를 정하는 결정이다.

무조건 전체 구축을 승인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불확실성이 높은 초기 과제라면 첫 번째 실행 약속은 '구축'이 아니라 검증일 수 있다.

A사의 수요 예측이 그랬다. 효과는 가장 컸지만 모델이 맞을지 몰랐다. 그래서 다음 결정은 시스템 구축이 아니었다. '앞으로 30일 동안 주문 패턴이 불규칙한 상위 20개 품목의 최근 2년 데이터로 필요한 변수(Feature)를 뽑고 예측 정확도를 검증한다'였다. 변수는 과거 주문량, 계절성, 고객사의 생산 계획처럼 모델이 입력으로 쓰는 항목이고, 이것이 데이터에 없으면 모델은 만들 수 없다.

즉 전략적 결정은 항상 거대한 투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다음에 어떤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자원을 투입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전략이다.


그래서 90일 계획이 중요하다

AX처럼 기술과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영역에서는 2–3년짜리 계획만으로 모든 것을 확정하기 어렵다. 장기 방향은 필요하지만, 실제 과제는 짧은 주기로 근거를 확보하고 다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A사는 90일을 세 구간으로 나눴다.

첫 30일에는 가장 중요한 가정을 확인했다. 견적 소요 시간의 기준선(Baseline)을 실제로 재고, 수요 예측용 데이터를 뽑고, 영업 담당자 열 명에게 새 견적 흐름의 시안을 보였다.

기준선(Baseline) — 변화를 시작하기 전의 현재 수치다. 견적 소요 시간이 지금 5일인지 7일인지를 재어 두지 않으면, 나중에 2일이 되어도 얼마나 나아졌는지 말할 수 없다.

다음 30일에는 작은 범위에서 실제 실험을 했다. 견적 20건을 새 흐름으로 처리하고, 상위 20개 품목의 수요 예측 모형을 돌렸다. 고객 이탈 예측은 이 90일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지막 30일에는 관찰된 근거를 검토했다. 견적은 확대하고, 수요 예측은 품목을 넓혀 추가 검증하고, 의사결정 지연 개선은 회의 주기를 바꾼 뒤의 효과를 다시 재기로 했다.

90일을 세 구간으로 나눈 검증 계획 – 첫 30일은 기준선과 데이터와 사용자와 기술 조건 같은 핵심 가정 확인, 다음 30일은 모형과 개념 검증과 업무 흐름 실험, 마지막 30일은 관찰된 근거를 검토해 확대, 재설계, 중단, 추가 검증 가운데 하나를 결정한다

여기서 90일의 목적은 '90일 안에 시스템을 완성한다'가 아니다. 다음 투자의 질을 높일 만큼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BCG가 소개한 한 기업도 AI 과제를 12주 단위로 운영하면서 재무팀이 검토한 사업 논리(Business Case)와 성공 지표로 시작하고, 결과가 나오는 주기마다 투자를 다시 배분했다. 하나의 사례이지만 구조는 분명하다. 투자 결정을 한 번에 끝내지 않고 근거가 쌓이는 주기마다 다시 내린다.

이 구조를 갖춘 조직은 아직 적다. 스트랜드 파트너스 조사에서 AI 성과 지표가 프로젝트의 확대나 중단을 직접 결정한다고 답한 국내 조직은 31%였다. 열 곳 중 일곱 곳에서는 지표를 재더라도 그 지표가 다음 결정을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우선순위는 한 번 결정하고 끝나는 순위표가 아니다. 근거가 바뀌면 우선순위도 바뀔 수 있는 포트폴리오 결정이다.


무엇을 시작할지 결정하려면, 무엇을 하지 않을지도 결정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한다면서 모든 과제를 그대로 유지하면 사실상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조직의 사람과 예산, 경영진의 주의력(Attention)은 제한되어 있다.

기존 과제를 종료하거나 연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과제를 계속 추가하면 조직 아래쪽에서는 결국 과제 과부하(Initiative Overload)가 발생한다. 로즈 홀리스터(Rose Hollister)와 마이클 왓킨스(Michael D. Watkins)는 201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은 글 'Too Many Projects'에서 조직이 전략과 맞지 않는 기존 과제를 제거하지 못하고 새로운 과제를 계속 쌓으면서 실행 과부하가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두 사람은 2026년 4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팟캐스트에서 같은 문제를 다시 다뤘다. 8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문제라는 뜻이다.

과제 과부하(Initiative Overload) —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 어느 과제도 충분한 자원과 주의를 받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과제를 시작하는 결정만 있고 멈추는 결정이 없을 때 생긴다.

A사의 워크숍에서 가장 오래 걸린 결정도 무엇을 고를지가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을지였다. 작년에 착수해 예산이 배정돼 있던 사내 지식 검색 프로젝트를 6개월 연기하기로 한 결정에 가장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 예산과 담당자가 견적서 업무 흐름 재설계로 옮겨갔다. 고객 이탈 예측은 선정에서 빠졌지만 버려지지 않았다. 상위 대리점 다섯 곳의 주문 이력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한 뒤 다음 분기에 다시 올리기로 했다.

따라서 전략과제 우선순위 회의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만큼이나 '무엇을 지금 하지 않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선 과제 3개에서 5개를 결정한다는 것은 나머지를 나쁜 아이디어라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전략과 자원, 근거를 기준으로 지금 집중할 과제를 정하는 것이다.


좋은 AX 전략과제는 '아이디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제 처음의 27개 아이디어로 돌아가 보자.

처음에는 이름만 있었다.

영업 견적 자동화 에이전트

좋은 전략과제로 바뀌면 표현이 달라져야 한다.

납기 약속의 출발점인 견적 단계에서 영업 담당자가 자료 탐색과 표준 초안 작성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할인 승인 권한 조정과 AI 초안 작성을 통해 담당자가 고객 조건 판단에 집중하도록 업무 흐름을 재설계한다. 영업 본부장이 책임지고, 90일 계획의 두 번째 구간에서 실제 견적 20건을 대상으로 견적 소요 시간, 사람의 개입 횟수, 수정 횟수와 납기 약속 준수율을 검증한다.

두 표현의 차이는 AI 기술에 대한 설명의 양이 아니다. 두 번째에는 결정해야 할 내용이 들어 있다.

앞에서 본 다섯 가지 결정, 곧 목표 변화와 가치 지표와 AI의 역할과 책임자와 다음 검증이 모두 들어 있다. 여기에 두 가지가 더 붙어 있다. 왜 하는가에 답하는 전략 이슈, 그리고 무엇을 아직 모르는가에 답하는 핵심 가정이다.

여기까지 정의됐을 때 조직은 비로소 실행을 시작할 수 있다.


AX 전략은 과제를 많이 찾는 일이 아니라, 집중할 변화를 결정하는 일이다

앞선 두 글에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바꿨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우리 회사는 무엇을 먼저 바꿔야 하는가?'로. 그리고 '이 문제에 어떻게 AI를 적용할 것인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로.

마지막으로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여러 변화 가운데 우리는 무엇에 실제로 자원을 투입할 것인가?'

이 결정은 전략 정합성, 사업 효과, 기술 구현 가능성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는 내릴 수 없다. 전략과의 연결, 만들 가치, 나누어 본 실행 조건, 확보된 근거, 책임자, 다음 90일의 검증까지 함께 정해야 한다.

그래서 좋은 AX 전략과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조직이 왜 지금 해야 하는지 합의했고,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정의했으며, 누가 어떤 근거를 만들어 다음 결정을 내릴 것인지까지 정해진 과제다.

그때부터 AX는 아이디어 목록이 아니라 실행 계획이 된다.

그리고 그 결정은 AX 담당자 한 사람의 판단만으로 만들기 어렵다. A사의 3개 과제도 영업, 생산, 구매, IT의 책임자가 한 자리에서 같은 표를 보고 정한 것이었다. 전략을 결정하는 리더, 사업을 책임지는 조직, 실제 업무를 아는 현업, 데이터와 기술의 실행 조건을 아는 사람들이 같은 문제를 보고 같은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AX 전략과제 도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AI에 대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조직이 무엇을 바꿀 것인지 함께 결정하는 일이다.


Reference Notes

  • Project Management Institute, The Standard for Portfolio Management, 제3판(2013)과 제4판(2017). 포트폴리오를 전략과 연결하고, 전략 정합성과 역량·여력 분석, 정량·정성 분석을 이용해 후보를 선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접근을 참고했다.
  • Boston Consulting Group, CEOs Are Starting to See Value from AI. Now Comes Execution., 2026년 7월. 매출 5억 달러 이상 기업 CEO 152명 조사. 비용·매출 효과를 보고한 CEO 약 90%, 소수 고가치 영역 집중, 손익 영향 정의 14%와 고성과 기업 약 5배, 최고 인재 배치 2.4배, 고성과·저성과 기업의 정의(중간 구간은 비교에서 제외), 12주 주기 운영 사례를 참고했다.
  • Strand Partners(AWS 의뢰),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 2026, 2026년 9월. 국내 비즈니스 리더 1,000명 대상. AI 도입의 전략적 우선순위 67%, 공식 AI 전략 보유 27%, 활동 지표 추적 48%와 성과 지표 추적 26%, 성과 지표가 확대·중단을 결정하는 조직 31%를 참고했다. 벤더 의뢰 조사라는 점을 감안했다.
  • Rose Hollister, Michael D. Watkins, Too Many Projects, Harvard Business Review, 2018년 9–10월호. 같은 저자들이 2026년 4월 HBR IdeaCast에서 과제 과부하를 다시 다룬 회차도 참고했다.
  • 본문의 A사는 컨설팅 현장에서 반복해 만난 장면을 하나로 각색한 가상의 기업이며 특정 고객사를 가리키지 않는다. 앞 글의 견적 승인 권한 사례와 같은 회사로 설정했다.

지난 글 AI를 도입했는데, 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더 어려워졌는가에서 선택이 AX의 병목이 되었다고 썼고, 모든 전략과제가 AI 과제일 필요는 없다에서 선택 전에 변화를 정의해야 한다고 썼다. 이 글은 그 세 편의 마지막이다. 정의된 후보 가운데 무엇에 자원을 넣을지, 그리고 무엇을 지금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기준을 다뤘다. 완벽한 AX 로드맵을 가진 조직이 실패하는 이유가 결정 이후의 평가 체계를 다뤘다면, 이 글은 결정 자체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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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나이터(Seigniter)는 기업의 AI 도입을 넘어, AI로 실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AX(AI Transformation)를 고민하는 컨설팅펌입니다.

어떤 AI 기술을 쓸지부터 정하기보다 기업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봅니다. 어디에서 비효율과 병목이 생기는지, 어떤 판단과 반복 작업이 있는지 파악하고 사람과 시스템, AI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설계합니다.

기업의 전략과 현장, 비즈니스 문제와 AI 기술 사이에는 아직 큰 간극이 있습니다.

시그나이터는 이 간극을 연결해 AI가 실제 업무 안에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AI를 도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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